#내용
기본이 되는 몇 개의 한자를 통해 어떻게 상형 문자화 되었는지 기원을 알려주며, 거기에 엃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두 종류의 한자가 왜 같이 사용되어 하나의 한자가 되고, 새로운 뜻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알려준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뜻이 변화한 한자를 통해, 그 이면에 담긴 중국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 발췌록
1. 한자에서 하늘天의 근본은 사람人이다. 人사람 인 은 서 있는 사람을 측면에서 그린 것이요, 이를 정면에서 그리면 大큰 대 가 된다. 측면 모습보다 정면 모습이 크게 보이기 때문에 大는 '크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2. 大의 머리 부분에 가로획을 더하면 夫지아비 부 가 된다. 夫는 사람이 머리에 비녀를 꽂고 있는 모습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남자도 어른이 되면 머리를 올려 비녀를 꽂았다. 그래서 夫는 '성인 남자', 이후에는 '지아비'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 글자를 두고서 '하늘보다 높은 것이 지아비'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잘못된 글자 해석이라 말할 수 있다.
3. 아홉九 이라는 숫자는 중국에서 '완성'과 '다수'의 상징이다. 따라서 그들은 하늘과 땅이 아홉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뭍은 아홉 개의 커다란 산, 바다는 아홉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다. 열 개의 태양 중에서 아홉 개가 줄어 하나로 된 것은 수많은 부족 국가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국가 형태를 구성하게 되는 당시의 역사를 반영한 상징일 수도 있다. 아홉九과 태양日이 합쳐진 旭빛날 욱 은 엄청나게 밝다는 뜻이다.
4. 술독을 두 손을 받쳐들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尊높을 존/술그릇 준 이다. 공경스런 마음으로 술독을 받쳐들고 조상신께 바친다는 데서 '높다'는 뜻이 나왔으며, 이러한 술을 담는 용기의 명칭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또 遵따라갈 준 은 '가다'라는 뜻의 辶(辵)쉬엄쉬엄 갈 착 과 '높이 받들다'라는 뜻의 尊이 합쳐진 것으로, 준수遵守와 같이 '높이 받들고 따라간다'는 뜻이다. 물론 尊은 소리를 나타내는 기능도 겸하고 있다.
5. 好좋을 호 는 여인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자녀를 생산했으니 좋을 일이고, 아이를 많이 낳는 여인은 훌륭하고 '좋은' 여인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이 글자를 "남자와 여자가 함께 있으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라고 풀이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의 대표적 예다. 왜냐하면 子아들 자 는 아이이지 남자가 아니다. 남자가 되려면 男사내 남 을 써야 한다. 男은 밭田과 쟁기力로 구성되어 밭을 쟁기질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6. 양이 그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유용성에 근거해서 양가죽을 쓰고 춤추는 사람의 모습을 고대 중국인들은 아름다움으로 인지한 듯하며,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가 美라고 하겠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양가죽의 의미는 퇴색했지만 말이다.
7.재미있는 것은 醫의원 의 이다. 이는 상자 속에 화살촉이 들어있는 医활집 예 와 손으로 수술 기구를 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殳팔모 창/칠 수, 술독을 형상화한 酉로 구성되어 있다. 손에 잡은 도구는 외과용 수술 기구이고, 상자 속에 든 화살촉은 몸에서 뽑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술은 마취와 소독, 약효를 빠르게 하거나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하여 상처의 수술이나 치료에 필수적인 것이다. 즉 화살에 맞아 신음하는 병사에게 술을 먹이거나 붓고서 치료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는 그 옛날, 원시적이긴 했지만 부족 간 혹은 국가 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대상을 반영하는 글자인 듯하다.
#읽고 나서, 후기
책의 구성을 보면 저자가 정성껏 책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자를 선택해서 중국의 문화, 철학,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자료를 통해서 상형 문자가 현재의 한자로 변화된 과정을 보여주고,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는 그림으로 중국 문화의 설명을 돕는다. 또한 책 끝에는 수록된 한자의 색인을 제공하여 해당 한자의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릴적, 서예학원 선생님이 한자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해줬던 이야기들이 생각나게 한다. 한자의 사용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말 중에 한자에서 유래된 말들이 있다. 한자를 앎으로써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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